불안을 음악으로 풀어내는 방식은 지금까지 시도된 것만 치더라도 수천만 가지는 될 것 같습니다. 이모 키드들은 소리를 질러대고, 노이즈 러버들은 이펙터 십수개를 취한 듯 밟아대며 악질 마이너 록스타들은 불협화음을 남발하면서 듣기 불편한 소리에 희열을 느끼겠죠.
여기 또 한 가지의 방식이 있습니다. 미국 포스트 하드코어 씬에서 서서히 고개를 내민 Dismemberment Plan의 음악입니다. 선조들이 갈고 닦아놓은 화성학을 조롱하는 듯한 불협화 코드와 보컬 진행, 사이렌을 틀어놓은 듯 불쾌한 기타 톤과 그 불안정함을 배로 불려주는 변칙적인 박자까지.
처음에는 여느 잊혀지는 것들과 마찬가지로 아무런 대우를 받지 못했지만, 음악 애호가들은 곧 그들의 특별함을 알아챕니다.
그 불안정한 요소를 모두 가지고도 완벽하게 정제되어 어우러지는 사운드. 소규모 음악 저널에서 조금씩 언급되던 그들은 1999년, ‘Emergency&I’를 발매하며 제대로된 팬덤을 갖추어가기 시작합니다.
물론 대중의 입맛과는 거리가 먼 음악이기에 즉각적인 반응을 얻지는 못했지만, 2000년대 중반에 들어서며 피치포크 선정 90년대 베스트 음반 16위에 등극하는 등 메이저한 저널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으며 명반 딱지를 달게됩니다.
현재는 90년대 인디록의 절대적인 명반 중 하나로 고정되다시피하며, 심지어 저 바다 건너 한국 땅의 록 관련 굿즈를 취급하는 한 사람에게는 역사상 최고의 앨범 중 하나로 여겨지는 지경에 도달했습니다.
이 앨범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범죄 경력 관계 없이 바로 친구가 되고 싶어질 정도로 애정하는 앨범이기 때문에 강하게 추천드리면서, 한국에서는 구할 수 없는 Emergency&I CD 음반을 공유해봅니다.